Mountain/BAC 섬&산

[BAC 섬&산] [017] 제주 추자도 돈대산 2024. 6. 5. 수

무소의뿔 2024. 6. 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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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다녀온 다음날, 이번에는 섬&산 도전을 위해 추자도로 향한다. 제주여객터미널에서 추자도 가는 8시 배를 타면 꼬박 2시간이 걸려 추자도에 도착한다. 대형 화물선이라서 항속이 다소 느린 편이었다.

나를 추자도까지 실어줄 송림블루오션 호를 타고 10시에 추자도에 입도하였다.

오는 도중 추자도의 명물 사자바위도 볼 수 있었다. 숫사자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사자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돌아오는 배편이 4시 반 배편이라 시간이 넉넉해서, 우선 상추자도로 이동해서 요기를 한다. 추자도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2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섬을 잇는 다리 ‘추자교’가 있다. 원래 추자도로 오는 배편은 상추자도의 항구로 들어오는데, 현재는 공사 중이라서 하추자도에서 하선하였다. 추자도의 하나뿐인 공영 버스를 타고 상추자도로 이동했다.

추자도는 굴비의 명소라고 한다. 오죽하면 추자도에 참굴비 동상이 있을 정도. 그런 추자도에 걸맞게 오늘 점심은 굴비정식으로 택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까지 뽑고, 상추자도의 트레킹 명소 ‘나바론 하늘길’로 향한다.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의 모습이 영화 ’나바론 요새‘에 등장하는 절벽과 유사하다고 하여 붙힌 이름이라고 한다.

제주도와 육지의 딱 중간에 위치하는 추자도는 접근이 어려워 사람이 많지 않다. 그만큼 자연이 깨끗하고 때묻지 않은 순박함이 있다. 고즈넉함마저 느껴진다.

나바론 하늘길로 가는 길에 용둠벙 전망대가 있다. 용이 헤엄치는 언덕이라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이름이 참 예쁘다. 용둠벙 전망대가 두 군데가 있는데, 바위로 이어지는 오른편 전망대는 굳이 꼭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바론 절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라서 놓치면 아쉽다.

본격적으로 나바론 하늘길을 걸어본다. 절벽 끝에 서서 아찔한 높이를 체험해 본다. 바다가 너무 투명해서 무서울 정도였다.

나바론 하늘길 끝의 전망대에 오르면 상추자도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먼 편으로 얕은 산이 상추자도의 봉굴레산이다. 봉골레 파스타가 먹고 싶어지는 이름이다.

상추자도의 마을도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조용한 어촌 마을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상추자도에서 1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놓쳤다. 1시간이 주어져서 상추자도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나바론 하늘길을 내려와 대서리 벽화 골목길을 걸어본다.

벽화 골목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다소 부족한 듯하다.

성당 근처의 무인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더 마신다.

상추자도에는 최영 장군 사당이 있는데, 아주 작은 사당이고 따로 관리를 하고 있지 않아 딱히 볼거리는 없다. 예전에 최영 장군이 추자도에 들려서 어로 기술 등을 전파하고 가서 추자도민의 삶에 크게 기여했고, 그 감사함을 기리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작은 섬에도 초등학교는 있다. 알록달록 페인트칠한 학교 외관이 인상적이다.

2시 버스를 타고 하추자도로 내려왔다. 이번 추자도 방문의 진정한 목적인 돈대산 등정을 이제 시작해본다.

올레길의 일부로 조성이 되어 있어, 길이 매우 편안하다. 코스도 짧고 경사도 높지 않다.

해발고도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등정 20분도 안 되어 돈대산 정상에 도착했다. 코스의 험난함으로 말하면 나바론 하늘길이 열 갑절은 된다.

정상 등정 기념 사진을 찍어본다.

하산 후에는 돈대산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모진이 몽돌해변으로 향했다. 아직 배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30분 정도는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섬의 해변은 언제나 한산하다. 파도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참 좋다.

6월이라 아직 바닷물이 꽤나 차갑다. 바닷물이 발가락 사이를 적실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모진이 해변을 뒤로 한채 올레길을 따라 항구로 돌아간다.

간판이 너덜너덜하지만 놀랍게도 영업 중인 가게이다.

한치물회 한 사발을 즐겨본다. 약간 비릿한 맛이 있긴 했지만, 트레킹 후 먹는 음식은 종류에 상관 없이 언제나 맛있다. 이렇게 추자도 당일치기 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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