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세부 특훈 포기와 재도전

무소의뿔 2023. 8. 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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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화요일부터 허리가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하더니 수요일, 목요일을 거쳐 거의 허리를 편하게 움직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주말에는 또 가평 빠지 여행까지 예정되어 있어서 목요일과 금요일 양일에 걸쳐 평소 내가 정말 싫어하는 한의원에 들러 침까지 맞는 강행 투혼을 보였으나, 결국 웨이크보드는 포기했다. 가이드의 판단도 그러했고, 내 스스로 느끼는 몸 컨디션도 그러했다.

주말 가평 여행은 즐거웠다. 아픈 허리였지만 물놀이를 즐기며 오랜만에 놀러나온 느낌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허리는 너무 아팠다. 파도에 튜브가 튕길 때마다 지옥을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물놀이 후 자고 일어났을 때 결국 몸을 회전시킬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심지어 잘 때도 몸을 돌려눕히려 할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잠에서 깰 지경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일요일 서울로 복귀하자마자 강서구에 있는 꽤 큰 척추 전문 병원으로 갔다. 다행히 일요일에 진료를 보는 병원이었다. 의사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더니 추간판 탈출증이 의심된다며 MRI를 찍자고 했다. 비용이 아쉬웠지만, 당장의 고통이 너무 컸다. 그리고 혹시나 드디어 디스크가 터진 걸까 하는 걱정도 되서 바로 MRI를 찍었다. MRI는 살면서 처음 찍는데, 그 시끄러운 기계 속에서도 여독 때문에 피로했는지 20분간 참 잘도 잤다.

다행히 디스크가 터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5번, 6번 디스크가 돌출된 것은 명확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허리가 종종 아파서 고생하기도 했고, 애초에 헬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로스쿨 때 오래 앉아 있다보니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던 경험이 있어서였는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사진으로 보고 나니 꽤 심리적인 충격이 컸다.

일주일 간의 물리치료와 운동 휴식을 통해 허리는 이제 꽤 회복이 되었다. 일상 통증은 거의 없고, 몇몇 동작 수행 시에만 불편한 감이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단순히 고중량 운동만이 능사가 아님을 여실히 깨달았다. 중량에 대한 욕심, 벌키한 몸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운동으로 대전환을 펼칠 시기가 다가온 것. 그 첫 단추는 이준명의 맨몸 운동 Basic이라는 책을 사는 것이었다. 이제는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운동해야겠다. 유산소를 늘리고, 특히 달리기를 늘리고, 고중량보다는 기능성, 컨디셔닝 운동을, 그리고 신체 유연성과 밸런스를 위한 요가를, 그리고 취미로 할 만한 운동을 해야겠다.

이번 주말에는 세부로 간다. 늦여름의 끝자락에 떠나는 여름 휴가. 일주일의 시간이 남은 만큼,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 해서 운동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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