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무난하고 깔끔한 순대국집 - 할매순대국 (★★★★☆)
앞니에 레진 떼운 게 닭튀김 먹다가 살짝 깨져서 급하게 치과를 향했다. 올 봄에 충정로 쪽으로 몇 주 출장 나갈 일이 있었는데, 그때 레진이 한 번 깨져서 급하게 근처 치과를 다녀왔었는데, 그 집이 참 안 아프고 친절하게 잘 해서 다시 찾아갔다. 그때도 치과 치료를 마치고 점심으로 순대국을 먹었는데, 오늘 다시 한 번 재방문했다.
세상에 아직 7,000원 짜리 순대국이 존재하다니,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레진 다시 떼우는 데 비용이 들 줄 알았는데, AS라고 공짜로 치료해주셨다. 기분이 좋아져서 9,000원 짜리 고오급 식단, 영양순대국에 도전해 본다.
무난한 기본 찬 세팅. 오징어젓갈과 무말랭이를 섞어 내오는 것은 순대국밥집의 공통분모인가보다. 부침개가 나온다는 게 특이사항인데, 눅눅하긴 해도 국밥 먹기 전에 집어먹는 재미가 있다.
뽀오얀 국물의 영양순대국 대령이오. 팔팔 끓는 국물 위에 소복히 들깨가루가 쌓여있다. 색깔만 놓고 보면 거의 설렁탕을 연상시킨다. 과연 맛은 어떨까?
들깨가루가 풀어지니 아까만큼 뽀얗지는 않다. 새우젓을 작은 숟갈로 한 스푼 넣어서 간을 맞추고 국물을 맛본다. 잡내가 거의 없고 정갈한 맛이다. 역시 돼지곱창이 빠져야 국물 맛이 깔끔하다. 국물은 합격!!!!
순대는 특별할 것은 없었다. 속재료가 당면으로만 채워져 있어서 고급 순대 느낌은 없었고, 그냥 무난한 순대.
순대보다 오히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부속고기다. 잘 삶아져서 씹는 감이 우선 좋았고, 고기의 상태도 훌륭했다.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양. 만복순대국의 혜자스러운 양에 길들여진 나로서는 부속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대국에 잘 등장하지 않는 희한한 재료인 콩나물. 국물 맛의 비결이 콩나물에 있었을까? 여튼 국물이 시원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영양순대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삼도 두 슬라이스가 들어있었다. 그 외에 대추도 하나 들어가 있다. 아, 순대가 3개가 아니라 4개가 들어있는 점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종합하면 국물 맛 훌륭, 고기 맛 훌륭, 순대 맛 낫배드, 건더기 양 살짝 아쉽으로, 별 4개를 주고 싶은 맛이다.
네이버 지도
큰손할매순대국
ma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