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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 섬&산] [014] 인천 대청도 삼각산 2024. 5. 20. 월

무소의뿔 2024. 5. 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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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된 주말을 맞이하여 인천 섬 여행을 다녀왔다. 백령도와 대청도 그리고 소청도는 인천으로부터 서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외진 도서 지역 중 하나이다. 대청도와 백령도를 묶어서 한 번에 섬 여행을 다녀왔다.

5시 45분쯤 일어나 강남에서 동인천까지 지하철로 이동했다. 인천여객터미널에서 8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한다. 백령도로 가는 배는 소청도, 대청도를 경유해서 백령도로 가는데, 하루에 2번 아침 8시 반과 오후 12시 두 편이 있다. 나는 먼저 대청도를 들려서 삼각산을 짧게 등정한 후, 대청도에서 백령도로 가는 4시 배를 타고 백령도로 들어가는 코스를 기획했다. 만 35세 이하까지는 '바다로'를 구매할 수 있는데, 정상 운임 대비 20 ~ 50%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배를 탈 수 있다.

살면서 타본 배 중 가장 큰 규모였다. 500인까지 승선이 가능한 쾌속선이다. 혹시 몰라 배 안 매점에서 멀미약을 하나 사 먹고, 독서를 하며 잠을 자며 3시간 40분여를 달려왔다.

드디어 대청도에 도착했다. 오늘 날이 다소 흐리다.

배에서 하선해서 트레킹을 시작한다. 코리아프라이드 호를 보내줄 때이다.

대청도에 특별히 엄청난 맛집은 없다. 그래도 인터넷에 리뷰가 좀 있었던 '섬 중화식당'을 가려고 했는데, 막상 찾아가보니 중화요리를 더 이상 취급하지 않고 한식당으로 메뉴를 변경한 상태였다. 가게 이름도 '섬 중화식당'에서 '섬 식당'으로 바뀌었다.

11,000원짜리 우거지해장국 백반을 주문했다. 밑반찬이며 국이며 모두 만족스러웠다. 든든하게 먹고 삼각산 등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본다.

등정에 앞서 도핑이 필요하다. 놀랍게도 컴포즈커피가 대청도에 가맹점이 하나 있다. 빅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 길을 떠나본다.

삼각산으로 오르는 길은 대청면사무소 뒷길로 해서 오르는 코스와 대청우체국 뒷길로 오르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나는 대청면사무소 뒷길 코스를 택했는데, 길이 꽤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걷기에 수월하다.

여기 정자까지 왔다면 50%는 온 셈이다. 정자에서 바로 앞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군사지역으로 가는 길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모노레일이 하나 설치되어 있고 풀이 무성해서 길이 아닌 듯 보이는 그 길이 삼각산 정상으로 갈 수 있는 개방로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등산로 구간구간마다 이런 안내판이 붙어있다. 삼각산 정상까지 가는 길을 성공로라고 명명하고 정상에 근접할 수록 에너지를 채우는 귀여운 시스템이다. 나는 성공할 것인가?!

날이 맑았다면 서해가 드넓게 펼쳐져 보일텐데, 오늘은 다소 흐려서 뷰가 아쉽다. 정자를 기점으로 코스가 급격히 어려워지는데, 가히 '잔도'라 부를만한 비좁고 경사가 급한 길을 올라가야 한다. 표지판에는 400m라고 안내하고 있으나, 체감은 800m는 족히 되는 듯하다.

여기까지 왔다면 거의 다 온 셈이다. 삼각산 정상에서 50m 떨어진 지점인데, 대청도의 반대편 만이 잘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지세가 험해 사람과 물자가 드나드는 항구는 아니지만, 그래서 천혜의 자연 환경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섬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것이 매우 시원했다.

삼각산 정상에는 서해의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잘 조성되어 있다. 날이 맑은 때에는 백령도, 소청도는 물론 멀리 황해도까지도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14번째 섬&산 여행을 완료했다. 대청도 삼각산을 찾는 이가 전혀 없어서 다소 외로운(?) 산행이었다.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낡은 안내판이 쓸쓸하다. 정말 인적이 드문 섬인 듯하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혼자 돌을 세워두고 셀카를 찍는다. 초점이 제대로 안 잡혀 다소 아쉽다.

항구로 다시 내려와서 백령도로 넘어가는 배를 기다린다. 산행에는 2시간이 소요되었다. 선착장에서 한 시간을 대기하고 백령도로 향하는 쾌속선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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